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그대가 머무는 창가에 서서
copy url주소복사
(그대가 머무는 창가에 서서) 2001. 9. 12..

가끔은 잊었으면 했습니다
그대 두고 온 하늘
그대 위로 나란히 섰던 나무들
그대가 하얗게 누워
눈감고 하늘을 바라보던 날
그 가슴 위로 무너져 내리던
파란 삶덩이가
낙엽비를 맞으며 바스락거리던
그 날을
난 가끔씩 잊고 싶었습니다

오늘처럼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리며
잊으리라 다짐했던
그날 이후
나의 창가엔
변함없이
그대가 머물고 있습니다

쌓여 가는 계절을 눈물로 거둬
흘러 가는 구름에
실어 보냈건만
숱한 그리움에 밀려
되돌아오는
계절
구름
그.대.

그토록 무수한 밤이
하얗게 재를 떨구고 사라져 간
나의 창가엔
오늘도
낙엽비를 맞으며
고즈넉히 앉아 있는
그대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고스란히 내 몫이 되어 버린
저기 파란 하늘이
그대처럼
투명한 가을을 입고서
나의 가슴
활짝 열린 창문에 걸터앉아
속삭이듯
눈부시게 찰랑입니다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