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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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한다
나는 너의 친구가 될 것이다
너를 안고 싶어도 참았던 내 손에는
어느새 조각칼이 쥐어져 있다
나와 나의 나도 알 수 없는 조각품이
오늘 아픔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날카로운 손짓으로 상처내고는
달래듯 입김을 불어 아픈 곳을 쓰라리게 할 것이다
나와 나의 나도 알 수 없는 조각품은
입김을 불 때마다 어깨선 위로 고개를 들테니
나와 나의 나도 알 수 없는 오늘
나는 조금씩 더 크게 울기 시작할 것이다
햇살이 행복한 아침에
나는 나의 아내와 나와 나의 나도 알 수 없는 조각품을 바라보며
다시 스물대며 기어들어갈 아침을 위해
더 작은 아픈 것들을 모았다가
화들짝 놀라는 먼지들처럼 날리면서
황혼을 예감할 것이다
모든 것은 그처럼 사라지고
나는 나를 스스로 일으켜 세울 것을 찾으리라
오직 나의 믿음만을 조각하리라
소중한 것을 어디선가 흘리우고 살기보다는
내가 느껴지는 향기가 있다면
꺾어다가 가슴에 조각하리라
나는 너의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사랑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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