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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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과 死의 接點에서-
얼굴만 알고 지내는 그녀는
빗소리처럼 젖은 목소리로
사랑하며 사는 것보다
사는 것을 사랑하기가
죽기보다 힘들다고 주절댔다
실낱같은 목소리는
청산가리 탄 독물처럼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게
잘 사는건지,
설렁탕 한 그릇으로 때운 중식(中食)후의
포만감이 허기보다 견디기 힘든 현기증이 난다고
대체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바쁘게 떨어지는 전화기 동전처럼
그녀의 울음도 마디마디 부러졌다
아무런 위로도 못해주고
내려놓는 수화기,
다른이의 눈물 앞에 서면
나도 눈물이 난다
가슴 가득 알 수 없는 울분만 북받쳐
꿀꺽 삼킨 소주는
목젖이 따갑다
무엇이 부족하여
무딘 이빨과 연한 마음을 가진
초식동물처럼 유유히 살지 못하고
우리의 이 곳은 음침한 독사굴처럼
질기기만한걸까
나무야
우리의 밤은 쓰고
나의 詩도 독하다
꺽인 마음을 안고
너에게로 가는 길
나는 숲으로 가지 않는다
너는 가깝구나
너는 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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