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쑥국과 쇠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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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이던가 내가 시골에 볼일이 있어

내려 간 적이 있다.

점심을 먹지 못하여 갈만한 식당을

찾고 있었다.

전 날에 술을 마신 터라 해장도 할겸 해서 국밥

을 들어가게 되었다. 시장의 한 귀퉁이에 있는

별 볼일 없는 국밥집이여서 그런지 손님도 별로

없었다. 메뉴판을 보았다. 돼지 국밥, 순대 국

밥, 국수, 쑥국,...

그런데 쑥국이라..

국밥집에서 쑥국을 메뉴로 넣는게 흔한

일이 아니기에(물론 국이긴하지만)

신기한 마음으로 쑥국을 시켰다.

맛있었다

시원했다. 향긋한 봄내음내와 함께 따듯한 온

기가 나의 입 속을 감돌고 있었다.

동네 뒷 산에서 금방 따다가 한 쑥국 같이

가시지 않은 쑥의 독특한 향내가

나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

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소에게 주는 쇠죽이

생각이 났다. 이상하게도..

이른 새벽에 소에게 쇠죽을 끌여주기 위해

일찍 일어나시던 내할아버지의 부지런함이 생각

이 났고, 펄펄 끓는 쇠죽 솥을 열었을 때 나오

구수한 냄새가 생각이 났다. 지푸라기와 썩은

과일 조각 그리고 썩은 양파에 짓이겨진 감자

그런 것들이 들어 있는 쇠죽의 그 냄새가 왜

그렇게도 구수했던지...

현재 나는 도시 생활에 길들여져 있다.

바쁜 생활 .. 내가 어디에 서 있고

무얼 하고 있는지 조차 잊어버릴 정도의 그런

인간미가 없는 생활...

그래서 그런지 내가 어릴 적 시골에서 맡을 수

있었던 그 구수한 쇠죽의 내음내를 잊은 지는

오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고향에서 만난 쑥국의

향긋한 냄새는

나의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하루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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