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국과 쇠죽
주소복사

내려 간 적이 있다.
점심을 먹지 못하여 갈만한 식당을
찾고 있었다.
전 날에 술을 마신 터라 해장도 할겸 해서 국밥
을 들어가게 되었다. 시장의 한 귀퉁이에 있는
별 볼일 없는 국밥집이여서 그런지 손님도 별로
없었다. 메뉴판을 보았다. 돼지 국밥, 순대 국
밥, 국수, 쑥국,...
그런데 쑥국이라..
국밥집에서 쑥국을 메뉴로 넣는게 흔한
일이 아니기에(물론 국이긴하지만)
신기한 마음으로 쑥국을 시켰다.
맛있었다
시원했다. 향긋한 봄내음내와 함께 따듯한 온
기가 나의 입 속을 감돌고 있었다.
동네 뒷 산에서 금방 따다가 한 쑥국 같이
가시지 않은 쑥의 독특한 향내가
나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
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소에게 주는 쇠죽이
생각이 났다. 이상하게도..
이른 새벽에 소에게 쇠죽을 끌여주기 위해
일찍 일어나시던 내할아버지의 부지런함이 생각
이 났고, 펄펄 끓는 쇠죽 솥을 열었을 때 나오
구수한 냄새가 생각이 났다. 지푸라기와 썩은
과일 조각 그리고 썩은 양파에 짓이겨진 감자
그런 것들이 들어 있는 쇠죽의 그 냄새가 왜
그렇게도 구수했던지...
현재 나는 도시 생활에 길들여져 있다.
바쁜 생활 .. 내가 어디에 서 있고
무얼 하고 있는지 조차 잊어버릴 정도의 그런
인간미가 없는 생활...
그래서 그런지 내가 어릴 적 시골에서 맡을 수
있었던 그 구수한 쇠죽의 내음내를 잊은 지는
오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고향에서 만난 쑥국의
향긋한 냄새는
나의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하루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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