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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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언제나처럼 나는 의자에 앉았습니다.

졸린 눈을 부벼가며

책을 보다 천장을 보다 한숨을 쉬다

그러다가 한번씩은 꼭 꿈을 꿉니다.

그렇게 앉아 있다가

무심코 고갤 들어 창을 내다보니

이중창 그 안에 낯익은 얼굴이 비칩니다.

작은 코에 굳게 다문 입

꼭 나와 닮았습니다.

그 얼굴 너머로 붉은 십자가가 허공에 매달려

빛을 발하고

그 아래엔 학교 가로등이 길을 비춥니다.

길은 학교 건물을 돌아

기숙사 내 창안에 와 멈추고

길 안에는 낯익은 이가 내게 손짓합니다.

머뭇거리는 내 모습에 그가 말합니다.

길은 언제나 내 창 안쪽에 있다고

창 건너의 길은

그 길을 찾는 과정일 뿐이라고

지치지 말라고

그 길을 꼭 찾게 될거라고

나.. 창.. 낯익은 이..

그리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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