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알기 전에는

너를 알기 전에는
막연하나마 내일이 있었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이치를
여과 없이 받았고
시간은 평온 속에 있었다.
너를 알고부터는
미래라 이름할 내일은
딱지처럼 접혀져 버렸다.
오늘 마저도 허락되지 않아
내 삶의 부분을 떼어 내어
시간을 빚어야 하고
미래를 말하기에는
빚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
나를 다 보이기도 벅차다.
접혀진 미래를 펴면
차오른 달이 기울 것 이고
절망이 검은 연기처럼 피어오르리라.
그럼에도
가장 아름다운 절망으로 남고자
억지 같은 오늘도
내 전부는 너에게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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