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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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문득 뒤돌아보니, 뒤로는 서른 고개가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자신이 지나온 길이건만 왜 이리 생소한 것일까?
높은 산도 없다. 깊은 골짜기도 없다.
그저 완만한 길이다.
아마도 그가 걸어왔던 것은 그저 편안한 길이었던 것 같다.
힘들여 걸어야만 되는 높은 뫼도,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깊은 골도 아닌 그저 평이한 길.
그것이 나그네가 걸어왔던 길이었다.
산이 있으면 외면했고, 계곡이 있으면 돌아갔다.
그저 편안함을 찾아서...
그런데 그게 나다.
그래선 안되는데 말로만 주저리주저리 되뇌는 가여운 인간.
그게 나였다.
내 이제 서른 번째의 생일을 맞이한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그저 시간의 흐름에 어울리어 서른 해를 살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험한 세파를 헤치며 드넓은 세계로 나의 몸을 던지고프다.
타들어가듯 내리 쪼이는 태양아래도 당당히 걷고, 조여드는 가시덩굴도 굴하지 않으리라.
세월의 흐름에 묻어가는 내가 아니라, 시간을 지배하는 ‘나’이고프다.
지금껏 살아온 생애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남아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내 마지막이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생의 마지막 언덕에서 나의 길을 뒤돌아보고,
나의 길은 소중한 추억이 많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내가 되고프다.
그리고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을 빌겠다.
당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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