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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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다.
비에 씻겨 내린 하늘이
군데 군데 널려 있었다.
장화 신은 아이 하나
살짝 들여다 본다.
'앗, 우물이다!'
흠칫 놀란 아이
웅덩이에 빠질까 조심 조심 피하며 간다.
그 웅덩이
아이 머리 속을 떠나질 않고.
몇 군데 웅덩이를 지났을까?
다시 한 번 아이 아찔함을 무릅쓰고
사알짝 들여다 본다.
작은 웅덩이에 하늘이 풍덩 빠져 있었다.
저기 높은 하늘 닮은 작은 하늘이.
구름이 그 위로 둥실 떠 다니고,
그 아이 닮은 흐릿한 그림자 하나 거꾸로 있었다.
한 발을 들어 가만히 대본다.
동그란 여운,
물 속의 작은 세상이 술렁인다.
힘껏 내리 밟았다.
첨벙 소리와 함께 웅덩이의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발바닥이 얕은 물을 차내고 철벅 땅바닥에 가 닿았다.
아이는 빙긋이 웃었다.
그리고는 겁없이 첨벙첨벙 뛰어 집으로 돌아갔다.
세월이 흘러 커 버린 아이 웅덩이를 내려다 본다.
신발이 젖을새라 조심 조심 그 물을 피해.
작은 하늘 대신 거기엔 흙탕물이 가득.
하지만 커 버린 아이 기억 속 어딘가엔
작은 하늘 숨어 버린 웅덩이 하나 있지 않을까?
마냥 경이로운 일로 가득했던
동심의 세계,
결코 잊지 못할 그 시절 기억들이
흠뻑 절여진 그리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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