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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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웃음들 피아노줄처럼
팽팽히 튕겨 오르는 운동장
모퉁이에 달리고 싶은 자전거처럼
우뚝 선 내가 있다
웃음소리는 둥근 체인에
하얗게 부서져 데굴데굴 감긴다
가는 바람 눈인사로 불러 세워
나도 저토록 맑은 웃음인 적
있지 않았냐고 묻자
무심한 바람 젖은 콧날 스치어 가고 없다
아름다운 세상에 내가 있다
아이가 자란 5월의 신부처럼
정갈하고 단아한
오늘 아침 운동장에선 우연히
오랜 첫사랑을 만난 듯
마음 졸이는 나를 보았다
허나
이젠 그 지긋지긋한 조울증에서
벗어나야 할때가 아니냐고
짖궂은 바람은 다시 와
조롱하며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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