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저 강물에 나룻배 띄워 놓으려는데
copy url주소복사
*저 강물에 나룻배 띄워 놓으려는데*


水心 알 수 없는 江 메마른 줄 알았더니
그래도 흐르고 있는 것이
물이기 때문이랍니다.
무시로 흘러야 하는 물이기에 강물이랍니다.
淸雅한 방울 이슬이 모이고
깊은 골의 샘이 내리어 시내를 만들더니
바위 골 깍고 山 구비 돌아
넓은 들 지나며 제 모습 만들어 가는데
나룻배 띄워놓은 사공,
나른한 오수(午睡)에 빠진 체 歲月 낚으니
강가 구르는 조약돌 씻기어 둥글고
물살 가르는 물고기 살찌워 노니면서 노래하려는데
웅덩이 고인 물, 작은 빗줄기에 넘치더니
상큼하리 비렷던 물비린내 내치고 없답니다.
저 강물에는 흐르는 물 뒤섞여 흐르는데
그래도 나룻배는 떠 있나니
갈 곳은 없어도 물이 있기에 노 없이 노닙니다.
임자 없는 물가에 사공 없는 나룻배랍니다.
님, 絶景은 못 되어도 고운 風光 바라보며 물 속 노니는 고기들 낚았다
놓아주며 멋을 알자 하면서 같이 하려던 뱃놀이 흐르는 세월따라 가고 없으니,
님, 떠나가심은 아니 됩니다. 아니 됩니다, 그리되어서는 진정 아니 된답니다.
山川을 힘겹게 휘돌아 온 물줄기 멈추면 고인 물 되어 깊이 패인 웅덩이에
썩어 가느니 이 골, 저 내(川), 흐르는 물 모여 내리 흘러야 한답니다.
다시 배 띄워 노저어야 하니 뽀얀 물안개에 무어(霧魚)노니는 강가에서
살자고,
님, 언젠가는 누구라도 아시리니,
죽어 가는 강가에 아무 것도 살 수 없음을 모두가 스스로 아시리라.
언제나 어디서나 맑은 물로 흘러야 함을 몸으로 생각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느끼시어 누구나 아시리라,
님, 임자 없는 배는 없어야 할 강물에 웬 철선 거룻배 강 건너 오가니
옛날은 사라지고 태공도 어부도 강 떠나고 없으니 물먹은 나룻배 시름없이
물에 깊이 잠기었네. 어허라, 강물 마구 흘러라.
때아닌 장대비 내리신다면 마구잡이 휘돌아 쓸어간 후에
샘에서, 실개천에서 다시 흐르자. 예서 제서 모여 마구 흘러보자.
조각배 띄워 세월을 낚아보자.
님, 흐르는 물줄기 줄었다 해도 그 자리에서 그 강은 흐르고 흐르겠지요.
그렇지요. 알 수 없는 세월 흐름이나 물같이 흘러왔으니 우리도 흐르겠지요.
오늘도 내일도 모든 것 같이 흐르니 정체함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정체한 물질도 세월 얼마 지난 후에는 어느 정도 변했으니 그 것도 흐름이려니
합니다. 이 겨울 강가에서 나룻배 띄울 생각을 하는 나는 동면에서 아직
깨어나지를 못한 것 같습니다. 세월이 아니 흐르는가요?
저 강물에 나 탈 수 있는 배 뜰 때까지는 설픈 잠이나 혼자 자야 하나 봅니다.
--9년 겨울 보성강가에서, 蒼村--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