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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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상처 하나 하나에
명찰을 달아줄 수 있으랴
자명종처럼
늘 머리맡에 두고서
떨쳐내지 못하는
무명의 그리움
도대체 누가
슬픔 하나 하나에
중량을 표시할 수 있으랴
코스모스 여리게 떨고 있던
그 길 위에
너를 두고 온 것이 아니라
나를 두고 왔음을
흙내음 흠뻑 젖은 길 위에서
그 날로부터 날아온 코스모스
어뜻 눈가에 스치면
담배연기처럼
투명의 사다리를 밟고
그리움은 하늘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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