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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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이 구른다.
땅을 흔드는 괴성을 지르며
쓰러지는 거목.
그 속에는 무표정한 위인이 눈감는다.
찢기지도
이끼의 습한 입김에 젖지도 않고,
거렁뱅이 머리맡에 내던져져도
얼굴 찌푸리지 않는
이 시대가 인정한 유일한 위인
그의 이름으로 서서
자유를,
정의를,
이 시대의 민주주의를 사고
장사치의 몸뻬 속에서 아우성대며
그 몸을 능욕하면
우리 생의 최고의 찬사로
그를 위인의 명부에 올린다.
그리고,
이끼 낀 그의 얼굴 위로
승상의 눈물이 떨어진다.
소리내어 구른다.
담담한 얼굴에 입김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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