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짙어갈땐 하늘조차 부럽구나.
주소복사

벌써 어둠은 새벽을 향해 질주하고 있읍니다.
길 건너 공원의 가로등은 점점 색깔이 옅어지고
잔잔한 음악소리만이 꿈인 듯 들리는 밤입니다.
나는 이제 이 밤을 떠나려 합니다.
길 건너 공원의 가로등 불빛의 그림자가
내게 있어 꿈이듯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리움 걸머지고
머릿속 헤집고 들어오는 그리운 영상과
번뇌와 허전함의 껍질을 뒤집어 쓴 나의 발길은
차마 머물 곳 없이 헤매는 나그네되어 떠나야 합니다.
마음놓고 웃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이 밤도 떠나가야 합니다.
돌아서보면 한줌 허상인 것을
나는 놓지 않으려 움켜쥐고 있었읍니다.
그리움이 허공을 날아와서
어리석은 길위에 서 있읍니다.
시작이라 하였던 마음도 여기 같이 머물러 있읍니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입니까.
그렇게 걸어왔던 걸음들이 산산히 부서지고
어둠의 자락속에 마음을 내동댕이치고 있는 나는
대체 무엇이라 부를까요.
회오리쳐오는 그리움의 불길 속에서
꿈과 꿈으로 이어져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허전한 마음과 외로움으로
바둥거리며 아무리 소리쳐도
비수처럼 파고드는 아픔은
차마 꿈이라고 할 수가 없읍니다.
그렇겠지요.
지나간 날들은 다 꿈이었고
다가오는 시간은 그리움과 사랑과 고통이겠지요.
그리고 또 순간의 꿈이 되겠지요.
바람이 불고 풀잎이 쓰러지고 낙엽 지던 날
적막한 물소리 들으며 딸깍거리는 백골로 남아
꿈이었다, 꿈이었다,
아무리 중얼거려도 또 외로움으로 남겠지요.
이제는 밤하늘에 검은 구름 짙어가고
길 건너 공원의 가로등은 점점 빛을 잃어가는데
행복에 겨운 포옹의 숨결만이
적막한 어둠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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