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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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슬픔이었을 것이었다.
어차피 혼자 걸어야 할 길이었다.
어차피 돌아갈 수 없는 시작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잠시 발걸음을 멈춘채
나아가야할 아늑한 길 언저리에
부동의 시선을 두고 한숨 쉬어가려 한다.
애초부터 후회여야만 시작할 수 있었다.
애초부터 슬픔을 지닌채 쓰여진 이야기이다.
애초부터 길의 끝은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길 다음엔 외진 마을이 온다.
귀로 들을 수 없는 하늘의 종소리
눈으로 볼 수 없는 아늑한 침묵
그대이기에 느낄 수 없는
이 아름다운 슬픈 눈이 말하는 고요한 멜로디
이내 눈이 그치면 내 발걸음은
또다시 길을 따른다.
나 외진 마을에 들제
그곳에서 부디 편히 쉬리라.
이 길 다음엔 외진 마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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