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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4월에는 흑백사진을 찍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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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에는 흑백 사진을 찍지 말아요


계절이란 잠에서 깨듯 갑자기 다가온답니다
거리를 건다 문득 봄이란걸 깨달은 적이 있나요?
저는 벚꽃잎이 바람을 타고 흐르던 월어느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자 지상의 모든 빛깔들이 봄이라고 속삭이고 있었어요
아직까지 천국을 본적은 없지만은
벚꽃잎이 잔뜩 깔린 거리는 마치 천국으로 흐르는 강과 같았습니다
그루 그루 서있는 나무마다 흩날리는 꽃잎에게 이별의 손을 흔들고
저는 그 사이를 처연하게 노젓는 계절의 배를 탔죠
내 수줍은 볼을 간지럽히는 달콤한 바람과 두눈을 감고 느끼는 온통 분홍빛의 향기는
아직 잠이 덜깨서 꿈속을 헤메는게 아닐까하고 생각할 정도였답니다
마침내 배가 계절의 문턱에 다달았을때 저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천국으로 관광온 사람처럼 황홀감에 취해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댔답니다
이 모든 향기와 빛깔이 시간에 휩쓸려 가더라도 나 혼자만의 추억속에 영원히 아름답게 간직하려는 마음으로 말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난후 현상된 사진을 보고는 저는 깜짝 놀랐어요
다들 눈치채셨다시피 그건 흑백 사진이었거든요
제 카메라에는 흑백 필름만 들어있었나 봐요
흑백 필름으로 찍은 흑백 사진에는 그 월의 향기와 빛깔과 추억은 온데간데 없고
가장 아름다운날 이별해야하는 봄꽃들의 슬픈 눈물과 이제는 아쉬워서 바스락거리기까지 할것같은 텅빈 하늘만이 잔뜩 담겨있었답니다


월에는 흑백사진을 찍지 말아요
그날의 기쁨과 감동을 영원으로 간직하고 싶다면은
여러분의 생애중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는 가슴에 흑백필름을 담아두지 말아요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은 세상에 살면서
아주 아주 가끔씩 느끼는 기쁨과 진실
그리고 가슴 가득히 벅차오르느 사랑과 소박하게 그려보는 예쁜 미소정도는
제 색깔 그대로,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지 않겠어요?
아직까지 봄은 끝나지않았습니다
여전히 거리에는 천국으로 흐르는 강이 있고
지상의 모든빛깔과 향기는 월을 속삭인답니다
우리들 모두의 가슴에는 그 순간을 간직할수 있는 카메라와 각자의 필름도 있죠
월에는 흑백사진을 찍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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