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랑 3 - 가난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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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은행잎 한 장 내어
그대의 손가락에 끼워 줄
반짝이는
약속 하나 마련했다네
붉은 가슴 한 움큼 떼어내어
그대의 목에 걸어줄
목숨 같은
사랑 한 되 받아들었다네
나 그렇게 벅찬 가슴 안고
그대가 기다리는
둥지
은행나무 밑으로
힘껏 달려간다네
아름드리 든든한 나무 아래서
서로의 등을 기대고 앉아
우린 이렇게 속삭일 거라네
우수수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두 마음에
수북이 쌓아 두고서
우리 평생을
넉넉히 살아 보자고
필요할 때면 꺼내어
아끼지 말고
갖고 싶은 것들
하나씩 이름 불러가며
야금야금 써 보자고
이 가을
우리 가난하지만
넘치는 행복만을
가슴에 안고
오늘처럼 평생을
그렇게 한 번 살아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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