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받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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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도 없이 깡소주만 혀가 쓰리다.
'이번엔 정말로 인연인 줄 알았는데...'
들어주는 이도 없이 궁시렁궁시렁
'길거리에 나보다 못한 것들도
짚신같은 지짝 만나 잘들 사는데...'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끅끅대는 게
웃음인지 울음인지 나도 모른다.
발갛게 달아오른 못생긴 얼굴,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 반 병에,
미친 척 불러 보는 그사람 이름.
지갑속에 간직해 온 우리 둘 사진,
반으로 찢어서는 버리는 건 정작 내 얼굴.
그렇게도 죽도록 보고싶은 그사람
웃고 있는 사진 한번 내 가슴에 부비고,
별 하나 나 하나에 그사람 하나,
'지랄하고 자빠졌네 나 싫다고 떠난 놈인데'
말로는 아무리 해도 나는 듣지를 못한다.
이렇게 또 다시 버림받은 날,
캬-! 오늘 쏘주 한번 끝발나게 잘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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