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레몬과 열한번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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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번째의 레몬이
메마른 목젖을 타고
위장안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미 검지와 엄지 손톱을 제 껍질로 채웠다.

제 살들을
뜯어먹히면서도
아프다 비명 한번 지르지 않는 모양이
참으로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시큼한 맛에
혓바닥을 금새 거둬들이면서도
난 요란한 수행자인냥
살들을 혀에서 떼어내질 못한다.

자우림의 파애는 벌써 열한번째
감겼다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 노래가 언제부터 돌림노래가 되었을까.

그녀의 체리샴푸가 내게 있다면
당장 욕실로 뛰어들어가
비린 땀으로 젖은 머리를 씻어낼텐데.
불행히도 내게는 체리샴푸가 없다.

습기를 잔뜩 품은 바람이
내 살갗을 타고 다닌다.
오른쪽에서 왼쪽..
아니 왼쪽에서 오른쪽이었나.
것도 아니면 앞에서 뒤로?
어쩜 위에서 아래였는지도 모른다.

내리라 비는 비는 뵈질 않는데
왜 바람만 모양새 없이 굴러다니는건지

지난달 보았던 7월 한달 운세.
재미로 보는거니 맘 쓰지 말라더니
더럽게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버렸다.

지금
내손엔
세개째의 레몬이 쥐어져있고,
자우림은 열두번째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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