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어느새 봄
copy url주소복사
어느새 봄


그해 겨울로부터
나는 쉬지않고 걸었습니다
그대는 빈 나뭇가지 잔뜩이 슬픔이 쌓여있다고
그 가지 끝으로 목을 메달아 보고싶다고
야윈 새처럼 재잘거렸지만
둘이서 거닐던 길은
그래도 참은 외롭지 않아서 좋았어요
한철의 낭만으로 동네 꼬마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우리는 그 곁을 스쳐지나며
더운 입김으로 미소지었죠
창백한 그대의 미소는 마치...
얼음공주
같았어요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을 느낌과 동시에
수증기로 증발해버리는..
그대를 사랑한다 말은 못했지만
나를 사랑한다 말은 안했지만
우리는 그저 계절처럼 걷고 걸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슴벅찬 기쁨이었음을
깨닫지 못한채
어느새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어요
흐릿해져만 가는 그대 모습을
애써 부정하며
이미 그대는 한자락의 햇살일뿐임을
스스로 눈감은채
그해 겨울로부터
나는 쉬지않고 걸었습니다

어느새 햇살인 그대처럼
어느새 봄이에요
나도 몰래 사랑해버린 마음처럼
은근 슬쩍 봄이에요
다시 내 사랑이 얼어붙을 즈음에야
그대 시린 눈을 뜨는
우리 사랑은
영원히 가슴아픈 결별의 재생인가요
여전히 난 그대를 느끼며 홀로 걷겠지만
저기 슬픔만 잔뜩 쌓인 가지끝으로
야윈 목을 메단 그대가 보여요
지나버린 사랑속에 눈물로만 녹아내리는
꼬마 눈사람이 보여요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