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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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아침 7:50. 가리봉→수원 전철
네 속을 채우는 온갖 잡동사니 중에 과연 무엇이 들었길래
10만볼트 격한 울분이
잠깐새 부드러운 1천볼트 사랑으로 변하느냐.
나는 느릿느릿 미끌어져
조심스럽게 네 옆을 지나는 전철에 앉아서만도
네 그 조용한 카리스마에
순간 호흡이 멈추는 듯 감전을 느낀다.
한때 나는,
수풀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철조망마냥
네게로의 근접을 방해하는 점잖은 작자로부터
무던히도 주의, 경고를 먹었다.
이미 어린 시절, 내 혈관을 타고 온 몸을 휘돌아서는
돌아올 줄 모르고 사라져 간
내 의지와, 미래와 삶을 지탱하던 그리운 사랑은,
너와 같이 달래어 주고, 품어 주지 못하여
잔잔한 냇물처럼 흐르도록 이끌지 못하였다.
지금도 그것은 때때로, 남기고 간 상처로 누수하여
나는 네 곁을 스치기만 하여도
생생한 몇 만 볼트 기억의 흐름에 감전 된 듯
옴짝달싹 못하는 모양이다.
나의 심장은,
작은 몸짓, 몇 마디 속삭임에도 예민하게 일어나,
너와 같이 차분히 달래주지 못하므로 해서
쉬이 온 몸이 불덩이처럼 끓어 오르는 열병을 앓곤 했다.
그 마음이 식기 전에,
긴한 세월에 묻혀 다시금 차갑게 식어 버리기 전에
네가 가진 지혜를 배워,
사랑이라 이름하기 부끄럽지 않을
마지막 정열을 해방시키고자 한다.
너는 참으로 신비롭기까지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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