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오고
주소복사

흰색 구름 한 조각 황량히 도망치고
검은 장막이 반대편 하늘을 덮어오며
검은색과 붉은색이 교차되니 밤이라
식어져가는 남은 불꽃
있는 힘을 다해 서산에 부딪혀
태양은 조각조각 별이 되어
온 하늘에 흩뿌리니 밤이라
어둑해진 공간에 침침해진 시야
모든 사물이 상상과 반반 섞이고
부끄러이 동산위에 걸린
은은한 달빛이 대륙을 식히니 밤이라
식어가는 대륙에
드리워진 커튼이
두터워진 옷깃들이
사람사람의 체온을 덥히니 밤이라
밤과 어울리는 고운 섹소폰 음줄기
부딪히는 술잔에 묻어나는 공감들
많은 연인들이 찾는 찻집의 북적거림
조용한 활동들이 시작되니 밤이라
만물의 휴식이 시작되건만
가슴가슴에 맺힌
남 모를 상처들은 되살아나고
오직 한숨, 한숨 뿐이니 밤이라
그리운 전화 한 통화에 만감이 교차되고
차기만한 한 줄기 바람이
온갖 그리움의 형상을 빚어내곤
냉큼 저쪽으로 휘돌아가니 밤이라
별가루가 뿌려진 이불을
잠자리마다에 따스히 덮어주고
벼게에 스민 눈물을 말리며
한껏 늦장을 부리는 아침을 깨우니 밤이라
0개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