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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XLIX (49번 - 너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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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XLIX (9번 - 너는 웃음)

2001..25. 아침 7:25. 가리봉역 → 수원 출근길 전철

누군가 너를 웃음이라고 했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月 험하게 봄 산등성이를 타고서
5月 계곡 그 환한 잔디들을 향해
끊이지 않는 아지랑이의 파문으로 번지는
너를 두고서 아마도 웃음이라고 했지.

사람들 사이에서 한줌 한줌,
잊혀져 가는 순수를 담보로
너는 계절을 건네 주는 연초록 웃음이었지.

간간이 비에 젖어
붉은 바닥 흙 잔등 드러내기를 꺼리는
우리들 얼굴들 사이에서
너는 솔숲과 계절 계절이 가득한 하늘을 무사히 건너
구름처럼 일어나 우리 마음에 기억의 그늘을 만들어
영혼을 쉬게 해 준다.

너는 맑은 웃음이기에,
너는 교교히 울리는 산사의 종소리이기에,
너는 참으로 말게 울려 퍼지는 푸른 깃 작은 새의 지저귐이기에,
그 웃음 한 자락만 쥐고 살기를 소원한다.

어리석은 기대와 어설픈 희망과,
어리숙한 설레임을 싣고
계절이 넘어가는 구름다리 좇아 밟으며, 발자욱 찍으며
타박 타박 봄을 두드려 밟으며 너를 좇아 여름으로 건너가련다.

네가 한껏 가꿔 놓은 봄 정원을 뒤로 한채,
화사하게 고개를 세우는 꽃들을 뒤로 한채,
나는 너를 바라며 아쉬움 없이 계절을 건너간다.

봄 햇살은 뒤를 돌아보며 풀 그늘을 재운다.
사랑은 봄에 채 성숙하지 못하고 여름을 향해 자란다.
내 가슴에 스며 여름을 향해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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