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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XLVIII (4번 - 봄 꽃잎에 이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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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XLVIII (번 - 봄 꽃잎에 이별을)

2001..2. 아침 7:35. 가리봉 → 수원 출근길 전철

어제 퇴근길에 무게에 지쳐
시흥역 송전탑에 걸어놓고 갔던 네 기억이
아침 출근길에 진한 안개되어
희뿌옇게 이마를 스치며 웃어 준다.

아침 잠자리에서 눈 비비는 오른 손등에
간밤에 네가 남겨 준 쓰린 눈물 자욱이
햇살 반가운 먼 산 초록의 도톰한 녹음으로 우거지며
창틀에 갇혀 사진이 된다.

오직 이 풍경에 더하여
네 손가락 긴 여운이 아쉬웁다.
눈치 없고 가림이 없이 때때로
맑은 자명종 소리같은
네 하늘색 웃음소리가 그리웁다.

한 때 시인이 되어,
사랑을 기르는 보모가 되어,
네가 선택할 사랑을 각양각색으로 성숙하여
세상 여기저기에 펼쳐 놓아
네 작은 까치발이 넉넉히 즈려밟도록 기원하였다.

너의 눈시울로 바라보는 벚나무에
꽃잎으로 그늘이 진다.
차창 밖으로 움직일 줄 모르는 풍경들이며,
네가 그리는 수채화에 나의 숲이 찬연하다.

내가 지나간 자리
그 기나긴 선로에 서서
나를 배웅하는 너는 봄꽃이 된다.
무심히 지나가는 나를 보내며 너는 날리는 꽃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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