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XXXIV(봄꽃 - 첫사랑의 그리움)
주소복사

눈에 보이는 것이 다라고 믿었던
지난 스무 몇 살 때의 사랑은,
서른에서 두 살이 지난 지금에 이르도록
여전히 안타까움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두려움으로 남아있다.
맑고 큰 그 눈은 간혹
내 마음을 샅샅이 훑어 보듯이 시선 가에 호수처럼 머물고,
나는 꼭 정전기에 꼼짝없이 끌려 가는 깃털마냥
방향도, 중심도 없이 혼자 춤추며 이리저리 흔들렸다.
언젠가,
전화하겠다는 일상적인 인사말로 내게 자연스런 이별을 고하고는
평생 돌아오지 않을 골목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는 그녀를 보며,
마치 열병을 앓듯 간절한 그리움으로 점철되는
삶의 크나큰 암시, 후회는 시작이 되었고,
이제사, 그녀의 살포시 내려앉은 언젠가 눈가의 화장 끼며,
한껏 말을 아끼다가 깜짝이며 보여 주던 한없이 맑은 웃음이며,
가다 말고, 뒤로 손 내어 밀며 잡아 달라던 모습에 마음이 동하여
이제사... 흥분과 수줍음이 가득한 철부지 같다.
개인사업을 하는 어떤 남자의 아내가 되어,
아이를 낳고 잘 산다는 친구들의 입소문과 눈빛...
남자에게 첫사랑은
지난 후에 더욱 진해지는,
사진 속에서 영원한,
그리움을 먹고 사는,
명이 짧은 화사한,
철없는 아름다운 봄꽃과 같다.
고개를 떨군 꽃을 보면,
저것, 하루만 지나면 또 신나게 고개를 세우고 웃어 대겠다 싶지만,
내 마음에는 이미, 몇 년 전 무책임하게 씨 내려
이제사... 가득히 핀 철없는 봄꽃의 향기로 가득하다.
영원하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리움을 너무 오래 안고 살면 필시 병이 되리라.
하지만,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은 아직도 식지 않았기에,
새로운 봄을 맞을 때마다 너로 인한 그리움이 얽히고 때95힌다.
나는 이번 봄에는 조금 더 취하였다.
말 못할 향기로 나는 코끝이 너무 간지럽다.
아직도 나를 애무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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