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친구의 무덤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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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슬픈 일


오늘 사는 것이 영화속에 있는듯하다.
한사람이 떠나가고
그가 가고 남겨진 자리에
더 이상의 다른 것으론 채우지 않는다.
그 자리의 몫은 언제나 그의 것으로

수많은 출연자들 속에서
감독은 늘상 새로움을 연출하고
내 지금까지의 연기는 어떠했는지
내 필림에는 손대지마라
예술미 없는 가위질은 질색이다
지금은 나를
느리게 찍어다오
감동되는 순간이 아닌가!

조용히 고개를 들고
눈을 감으면 바람이 불어온다.
하늘은 맑기만 한데
오늘은 웃어야지.
오늘은 웃어야지
눈물이 떨어지면 안돼
시가 지워진다.
시가 지워져

우리 사는 동안 행여 다시
슬픈영화는 만들지 말자
나의 작품은 흥행하진 못했지만
나의 영화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친구의 무덤가에서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영혼의 심장을 삼키고
이제 퍽퍽해진 모습 속에
그대 없이 가벼워진 이 자리에
무엇을 채우겠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공허하게 비워진 부분은
그대로만
너를 위한 것인지
열어놓은 창을 통해
그리움만이 물결진다.



눈물


그대를 사랑하게 됨은
내게만은 운명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슬픈 것입니다.
사막 같은 삶에
모래바람이 불면
눈 사이로 들어간 먼지에
눈물도 나지만
모자를 내려쓰며
다시금 길을 걷겠습니다.
바람만이 사는 사막의 밤은
얼음같이 차갑고
하늘에는 별만이 비치입니다.
뒤돌아보면
모래위로 파인 자국들
길고도 먼 길을 걸어왔지만
조금 후엔 사라져버릴 것들입니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사막은
이내 나의 발자취를 삼켜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하여도
사랑하였기에
그대는 내 가슴 영원으로 남습니다.

이 적막한 밤의 정원에
나 서있어
풀잎에 고여지는 이슬의 청명(淸明)함속에
그대 얼굴 그려져도
그립다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사랑.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행복


그대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기뻐할 수 있는 것에
난 감사드린다.

그리워할 수 있는 것만으로
진한 세레나데를 뿜어내고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는
확실치 않은 믿음으로
살아갈 용기를 가지게 한다.

너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난 감사해
세상엔 보고프다 하여도
볼 수 없는 이들이
참으로 많음이다.



바다와 사랑


어둠에 덮인 바다는
움직임을 그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물결은
보이지 않는 신비를 품고

신비의 바다는
볼 수 없는 사랑과 같다
아아
거친 물결의 삶 자국

바다와 사랑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았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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