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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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끝날 쯤


파리에서 밤차를 타고
빈으로 가는 길
창가에 비친 모습
자세히 보니
낯설은 얼굴이 이었다.
그곳을 떠나 온지도
긴 시간이 흘렀다.
헝클어진 머리칼
구깃해진 차림새
조금 후
실없는 웃음이 나오면
창가의 그도 따라 웃는다.


두 번의 아침


아침에 일어나
어제의 일을 생각하면
왠지
기억나지 않는 무엇을
잊고만 사는 것 같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누우면
흘러가는 생각의 줄기들로
새벽녘에 이르러도
눈을 붙일 수가 없는 것이다.
긴 밤을 새우고
아침에 일어나면
차분해진 마음에
조금은 이해심가득한 사람이 되지만
피곤의 지친 육신이라 해도
다시금 떠나야하는 오늘의 길에
피어난,
이슬 같은 꽃을 보며
쏟아지는 태양의 빛살아래서
삶에 이슬을 축여본다.


그대


멀리에 보이는 것이
옅은 수채화로 피어난 봄꽃과 같습니다.


보고픈 사람 많다는 건


세상에 태어나
보고픈 사람이 많다는 건
행복한 일이지
우리의 마음속
어떠한 것이 그렇게 애태우게 하는지
생각해보아도 생각해 보아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사랑해야하는
마음만이 있기에
오늘에 그대를 그리워한다.
세상에 태어나
보고픈 사람이 많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하며


일기장에


그대의 이름을 적어봅니다.
피곤한 시간
글을 쓴다는 것은
큰 의지력이 있어야하지만
별빛이 흐려지면
두 눈도 감기우고
한자씩
한자씩
종이위에 적어보는
나의 이름
그대의 이름
이유 없이 번져가는
그리움을 묻으며
그 누구도 모르게
잠이 듭니다.


약속


호수의 물결이
어두움을 더프고
바람의 고요한 움직임이
서로 다른 나뭇가지를 부딪칠 때
고은 달이
조용한 숨을 쉬며 떠오릅니다.
얼마나 어여쁜 밤인지요.
조금이 지나면
별이 호수에 잠기고
별은 누군가의 새로운 생명 속에서
아픔을 견디어 낸
작은 조가비의
진주로 태어날 것입니다.
고깃배을 사고 그물을 풀어
그물에 그것이 걸려들면
아무것도 없이 허전한
그대의 손에
반지로 드리겠습니다.


믿음


우리가 만나길 간절히 원한다면
우리는 꼭 그렇게 만수 있을 것 입니다.


조용한 삶


어둠이 내려앉은 대지(大地)로
멀게만 보이는 하늘은
석양(夕陽)으로 붉어 오른다.
조용하게 노젓는
작은배 하나가 지나감으로
잔잔한 물결이 일어 퍼진다.
흐트러지며 흐려지는 나의 모습
나의 마음
돌이켜 걸어가면
사람들이 지나가고
세월도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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