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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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사이 이어진 어지러운 골목길
해는 떨어질 때 놀라 상기되어 벌겋고
좁다란 골목 골목 담벼락 밑에는
습기찬 곰팡이 푸른 색조가 아름답다
축축한 벽, 풀어헤친 머리 어느덧 검은 하늘이
내 목을 감싸 죽이지 않을 정도로 졸인다
속수무책인 길과 길 사이의 허무
불투명하게, 불안하게, 의심쩍은 시간은 흘러가고
굳게 닫힌 문마다 인기척조차 없다
무관심이 휑하니 바람처럼 땅바닥을 스친다
잠깐 지나간 사람들은 말을 건네기도 무뚝뚝한 인상들
주소 적힌 쪽지를 주으려 허둥지둥
잡힌 쪽지는 낙엽되어 찌익 바싹말라 찢어진다
어눌한 발소리, 뒤돌아보니 누군가 방황하고 있다
여기도 아닌 저기도 아닌 골목 골목 사이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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