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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아침을 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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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굶으니


아침을 먹느니 보다는
몇분의 잠이
절실할 때가 있다.
굶고 일터에 도착했더니
후배 하나가 초콜렛을 준다.
오늘은 이런날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난 빈 속의 초콜렛이
무척이나 쓰다는 것을 알았다.
점심에는 맛난 것도 먹어보리라고
다짐을 해본다.
얼마후
먼 하늘을 떠도는 태양은
고층의 창문아래로
부신 햇살을 부어댄다.
햇살에 배가 불러온다.
이러다간 점심도 굶게 될듯하다.



모두가 좋은 날


개구리 한마리가
메뚜기를 쫓다가 뱀을 만났습니다.
개구리를 따라가던 뱀은
개구리를 잡으러 나온 아이를 만났습니다.
뱀은 아이가 못내 부끄러워서
더 무서운 눈을 하였습니다.
아이는 뱀이 무섭습니다.
실은 뱀도 아이가 무섭습니다.
둘은 작별인사를 하지않습니다.
싸울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주서기가 언짢은 둘은
서로를 모르는체합니다.
뱀은 왔던길로 돌아갑니다.
아이도 급한 걸음으로 소리를 치며
집으로 달립니다.
오늘 뱀은 운이 좋습니다.
아이도 운이 좋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날이었습니다.
아울러 도망친 개구리도
잡히지 않은 메뚜기도
그러합니다.



박카스를 마시고


잠이 온다.
박카스는 독하다.
마비가 되는 듯
육신이 풀어진다.
눈꺼풀이 내려앉으면
잠에 빠질것이다.
피곤한 꿈도 없이
오늘 해야할 일을 못했음에도
잠이 들것이다.
모두 박카스 때문이다.



茶를 마시며


백자기에 담긴 차 한목음
다소곤히 두손에 안으면
투명한 물결위론
햇살이 미끄러진다.
몇해전 시집온 여인네가 멱을 감듯
굳은 잎이 풀어져
초록의 자취를 들여놓으면
또 한목음
우려낸 맛이 여지없다.
소공 소공 씹으면
가슴을 맑히는 향치
마음이 정돈되고
간지럽던 근심거리
사념에서 이내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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