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그리운 사람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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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사랑하지도 않았습니다.


새소리를 들었습니다.
가늘며 맑은
행복한 햇살이
어렵게 든 잠을 깨우더군요.
지난 밤 정신없이 숙여버린
지친육신이라도
생글한 봄의 아침은
감당하기가 힘들었나봅니다.
감겨진 눈사이를 풀어내며
당신을 떠올려 봅니다.
이렇게 외롭지 않은 날
채울 수 있는 그리움으로인해
나는 당신께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멀리에서
저 별가에 비쳐지는
태양의 그림자
그것은 밤의 모습이었습니다.
무심코 부딪히는 사람들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
그 속에서 당신과 나는 만난 것 입니다.
우리 사는 날
마지막의 가망성이라 해도
그대 향한 열병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지금이 끝이라 생각한다면
차라리 사랑하지도 않았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이 심겨진 자리가 있습니다.
참 좋은 향기처럼
깊게 심어진 나무처럼
그는 사랑해야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인생의 쓴 마음이 두 눈을 감고
침묵하며 받아들여만 했던
그런 사람
내 가슴을 온통 주고도
그렇게만 좋았던
사랑했던 사람
이제는 세상에선 볼 수 없게 돼버린
그 사람
낯선 그 어느 곳에서
어여쁜 꽃으로 피어날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운 사람은 없고


사랑이 그리운 날
아무런 말없이 멍하니 앉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더욱 깊숙이 마음을 멈춥니다.
누가 사랑하라고 했던가.
누가 그리하라고 했던가.

깡마른 나뭇가지에
바람은 살포시 잎새를 떨어뜨려
못내 옛일에 묶어 놓고야 말았습니다.
사랑이 그리운 날
진실히 사랑했음을 알게 되는 날
그리운 사람은 없고
그리운 사람은 없는데


참 좋다 그지


오늘 행복했지 그지
너무나 좋았어 그지
살아서 손가락으로 꼽을만한
수지맞은 날
슬픔이 무감각해 지고
모든 의식이 멈춰지고
더 이상의 끝이란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네가 떠난 날
네가 별이 돼버린 날
오늘은 좋았어 그지
정말 좋았어
그지?


별아


떨어져야 한다.
별 너의 자리에서
이토록 찬란하지 못한
내게로 오렴
너를 따주겠다던
용서받을 거짓말
이제는 그럴 수도 없구나.
이제는 그럴 수가 없구나.
광채의 별이여
미친 듯이 떨어지려므나
별아
하늘가의 별아


널 이해해


네 마음
알 순 없지만
널 이해해

사랑이라는 것 이런 거겠지
그곳에선 행복했음 해
그랬음은 해

이제는 그만 널 사랑해야지
벌써 그랬어야 했는데
그걸 알고 있었는데

끝이라는 말보단
잊는다는 것이
간결한 위안이 될 줄이야

네 마음
어찌하든지
널 이해해


비야


푸석하게 스며드는
봄의 단상
한추름 적셔드는 비
가벼운 차림에
우산하나 들고
옛 다니던 그 길가를
오늘 걸었다
차마 슬픔이라 할 수 없는
진홍 같은 삶 자락에
젖어 물드는 사람들
한줄기 또 한줄기
별이 지듯 떨어지는 빗살
사랑을 적시렴.
그렇게 해주렴.
내님의 치마닢을
살포시 흘러들어
내 가슴 눈물로 젖어주렴
비야


그랬음은 좋겠다.


진실한 사랑이라
그랬음은 좋겠다.
우리 주님
날 사랑했는데
그래서 죽었다는데
골고다언덕 이랬지
십자가에 못박혀
나무가 세워진 그 자리에
생명의 피 떨어뜨려
시간을 넘어선 이날에까지
강이 되었다는데
바다가 되었다는데
그게 사랑이라는 거겠지
나 역시 그렇게 살아야한다고
그랬음은 좋겠다.
그랬음은


제발


다가오지 마세요.
제가 흔들립니다.


봄의 비


비 내리는 거리
우산을 내려놓고
한바퀴를 돌아
삶을 그리려 해도
그대로의 나일뿐

흠뻑 적시고도
스스럼없이
웃음이 나온다.
오늘의 욕심은
온통 비에 내맡기는 시간

서로 없이 부딪히고
서로에게 스며들어
물조차도 적셔진 세상
영혼이 목욕을 하듯
죄를 씻는 봄비

인생의 얼굴위로
흐르는 기쁨
차갑고 촉촉하게 채우는
봄의
비 내리는 거리


그대 내게


그대 내게 좋은 사람입니다
긴 밤을 조용히 감싸 안는
따스한 이불과 같이
떠올려지는 포근한 상상과도 같이

그대 내게 좋은 사람입니다
한번 본 미소가
내내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빈치의 그림이라도 그보다 어여쁠까요.

그대 내게 좋은 사람입니다
시간은 그리 많지 못하지만
언제나 솔잎처럼 푸르른
그대와 함께함이 나는 너무나 즐겁기만 합니다.

그대 내게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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