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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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토록 무방비로 열려져 있던 내게
야트막한 기대와 흥분으로
조금 기름진 단내 나는 가늘은 그대 목소리는
가을에 거두어 저장했던
물이 많은 사랑스런 열매처럼
달게 달게 목을 적시어 준다.
건드리면 쏟아지는,
꽃잎에 스민 진한 꿀처럼,
당신의 목소리는
마음에 상처가 많은 내게 녹아 들어와,
지난날 잔인하리만치 삶에 폭행당한
멍투성이 가슴을 감싸 준다.
머릿결이 고운, 맑은 피부의 당신은
생각도 못한 놀랄만한 따뜻함으로
움직일 때마다 섬뜩한 고통 들끓는 내 가슴에
사랑으로 녹아준다.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이 한밤을 견디라 하는 당신의 엄명은
다시금 밝은 날에
그대 목소리로 깨어나 부풀어 오를 가슴에
단단히 동여 매어진 붕대인가.
상처에서 흐르던 신음은,
단지 이틀만에 내게 들어온
그대 목소리에 취해
사랑을 부르는 안타까움으로 화하고,
나는 그대의 목소리에
아픔을 잊고 사랑을 기억해 낸다.
가슴의 상처를 이기고 새살을 돋운다.
미움을 버리고 사랑을 품는다.
그대 모습을 가슴에 품는다.
이제는 아프지가 않다.
그대는 나를 치유한다.
그대의 목소리는 이제 나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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