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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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후에
우리 얼마만이지?
이렇게도 오랜 후에도
만날 수 있다는 건
가끔만에 느끼는 행복이다.
우연히도 너를 여기서 볼 줄이야
나, 왜 이렇게 좋지?
너, 많이 컸구나!
내가 살아온 시간들만큼
너도 스물일곱이나 되었구나
하나님은 가끔
예기치 못한 기쁨을 주신다.
별 얘기도 없이
다음의 약속도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줄곧 네 생각뿐이었어
만일 그때 우리
그런 일만 없었다면 하는 우스운 생각
무언가 내려놓고 온 그런 기분
너 이해할 수 있겠니?
너의 눈빛 속에
깊어진 삶의 모양만큼
네게 비친 내모습도 그러할까?
언제인진 모르지만
다시 너를 마주한다면
지금보다 변해있을 너와 나는
또 다른 어떤 모습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할까.
다섯번째 계절
이 햇살의 잔디위에서
가방을 포개어 베고
겉옷을 펼쳐 얼굴을 덮고
밤을 만들어본다.
낮잠을 주신 하나님
이렇게 잘 때 밀려드는 햇살은
행복한 잠에 스며들게 한다.
비를 주신 하나님
여름장마 빗소리는
자신을 생각게 하고
친구를 그립게 하고
연인을 찾게 하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한다.
그 외에 여름장마 빗소리는
아무 일도 못하게 한다.
가을의 맑은 하늘과
낙엽 밟는 이의 침묵은
옛 시인의 시가 되고
외로움의 계절
모두가 그렇게 살아만 간다.
낙엽 밟는 소리와 같이
하얀 겨울의 창은
서리로 덮이고
추운 거리에
사람들은 더욱 따뜻한 것을 갈망한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12월의 눈세계 속에서
사랑은 더 소중해 진다.
계절의 시간 속에 우리가 기다린
그 세계는 오지 않는다.
고도와 같이 오지 않는다.
모든 것이 묶여진
연착의 계절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지나
다섯번째의 계절
내가 있고 네가 있는
의미와 지혜의 샘이
사랑으로 피어나는 계절
그것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별이 박혀진 하늘
하나님은
별을 만들어
꿈을 주셨다.
사람을 지으시고
해와 달
지구만 만들어도
살만한 세상인데
하나님은
별을 지어
사람이
시인이 되게 하신다.
시인은 사랑을 찾고
사랑은 하나님을 알게 한다.
우리의 삶에
별이 띄어진 하늘이 있어
아름다운 믿음이
보석처럼 박혀진다.
나의 황무지에서
죽음 뒤에 오는 봄은
그리 찬란치 못하고
마음이 떠난 삶에
고독한 나무,
그대의 숲이 우거져
햇살, 아름다움으로 가득해도
월
나의 월은
잔인하다
나의 월은 사(死)월
나의 월은
죽을 맛이다.
떠난다는 것
네게로 가진 못했지만
다른 이에게도 가진 않았다.
밤에
기차를 탓서
답답한 객실에서
창밖을 보다가
가만히 네 생각이
차창에 그려지더라
내 아픔이 깊은 만큼
너를 향한 사랑 또한
가질 수 없는 이유였다.
별이 보이는 간이역에서
그냥 주저앉았다.
어디를 가도
너를 떠날 수 없고
너에게로 갈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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