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XXXII (아쉬움은 조금 늦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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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탓이다.
네 향기가 참으로 은은하고, 흔치 않은 것이었음에도
그저 그만한 꼬맹이들 다들 그렇겠거니,
사람들 틈에서 너를 구별해 두지 않았던 것은.
너는 마치 지나가는 인연인 것처럼
내게 눈짓 하나 주지 않았지만,
어디 꽃이 고개를 돌려 세상을 밝히던가.
그네들은 오직 향기로 이야기 했던 것을.
미련이 많은 탓이다.
이제사 네 향기가 코끝에 진하게 남아
난리를 피우며 생떼를 써가며
억지로 그림으로, 글로 너를 잡아 두고자 하는 것은.
간혹 피식거리며 웃어준 것이 그냥 전부.
나는 내게 머물지 못하고 어느샌가 사라져 버린 너를
가기 전에 알아서 자리 내주어
값어치 있게 한곳에 뿌리 서려두고
풀꽃 한포기 움트도록 진작 그렇게 돌보았어야 한 것이다.
죄가 많은 나,
그 형벌로 후회도 많이 하고,
마음 부여잡아 고통스러운 밤을 감내하고,
지금껏 이렇게 구제가 안되는,
뼛속까지 골병이 든 만성질환 환자마냥
나는 손짓 발짓 다 포기하고 등대고 누워
네 이름 부르느라 말라버린 입술로
또 하룻밤을 눈 껌벅이며 지샌다.
기껏 누구 탓으로 돌리고 말 만큼의 감정이었는지.
잘잘못에 구애될 만큼의 사랑이었는지.
무언가 열심히 주느라 바쁜 순진한 사랑이어도,
그저 꼬박꼬박 챙겨 받고 마는 얄미운 사랑이어도,
분명 향기로서 말하는 동안에는 무엇이든 용서 되겠지.
사내이기 때문이다.
밑도, 끝도 없이 홍수처럼 감정에 밀려 지난날을 후회하는 것은.
바보같은 사내이기 때문이다.
갔으면 그만인걸 자꾸 떠올리는 것은.
게다가 들으라며 악을 써 네 환상을 향해 소리 지르는 것은.
다른 사람 아닌 너이기 때문이다,
그 웃음 하나만 품어도 이제사 벅찬 것은.
답답한 가슴 미어올라 뜨겁게 눈물 솟는 것은.
다시금 사랑에 이렇듯 애타는 것은...
네 곁에 서고자 하며,
분명 늦었음에도 한번은 우겨 보고자 하며,
아무리 늦었다고는 하더라도
너를 보면 이제는 내가 사랑하고자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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