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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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사운

당신에게 나의 이상형이라고 고하는 순간
이미 당신을 멀리할 수밖에 없기에
지금도 난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카루스의 밀납날개가 녹아내리 듯
나의 원죄는 당신 가까이 갈수록 가슴을 파고듭니다.

페르세포네에게 반한 하데스의 강압적 사랑인들
어찌 운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한들
트로이는 목마를 삼켜야하지 않았습니까

메피스토텔레스에게 영혼을 팔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제 무덤 파는 소리에 귀조차 멀어버린 파우스트가 될 수는 없지요.

떨어진 거리만큼
당신은 날 잊어가겠지만
무심코 당신이 던진 한마디에
오늘밤에도 되세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법에 서툴려져버린 나
그래도 당신을 멀리서 사랑하는 법은 알지요

뒷걸음질치는 나는
그저 당신의 존재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훗날에 내가 바보였음을 자인하겠지만
그건 내가 세상에 우뚝 섰을 때만이
하여
초라한 내가 지금은 문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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