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XX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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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에 그대가 가득합니다.
잉크는 그대를 그려 보려 애를 쓰고,
그대의 사사로운 하품에 붙잡힌 나는
허공에 가득한 그대를 백지로 사진찍습니다.
나는, 어제는 그대의 눈빛에,
그저께는 그대의 머릿결에 사랑을 담아,
이제 또, 오늘은
하품하느라 빈 그대의 얼굴에 묻혀
겨우내 서늘하니 빈 가슴을 다스립니다.
푸스러질까.
그 하얀 바다에 떨구는 한방울 눈물처럼
그대는 별이 되어 내 가슴에 푸스러질까.
시간이 세월로 성숙하여도,
그리움이 기다림으로 영글어도,
매일 내게로 살아와 표정이 되어 주는,
그대의 덕분으로
나는 일상을 견디어 냅니다.
내게 던져진 그대는
이제껏 다시 없을 아름다움으로 살아
내가 만든 이미지를 거부하지 않으며 머물러 줍니다.
그리다 그리다 못그리는 것이 있으면
그런대로 놓아 두고
그대의 표정이라 생각하며 살랍니다.
그냥 백지에만도 그대는 하나 가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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