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사랑해 XXI
copy url주소복사
2001.1.13. 밤 10:05 장승과 벅수에서

그리움과, 사랑과,
이론과, 추억에 지친
나의 삶을 용서한다.

세상을 떠돌며
나는 태양이 작렬하는 항해의 목마름에
삼등항해사가 되어,
갑판원이 되어,
소금밭 땀 투성이 발바닥으로
오직 네가 떠나지 않는
나의 가엾은 집착을 쉬게한다.

망망대해 수면으로 드러나는
너의 기억을 되새기는 너른 등짝에 올라타
나는, 마른 걸레질을 포기하고,
네가 가득한 저 깊은 심연으로 온몸을 던진다.

너는 물보라로 튀어,
너는 갈매기로 솟구쳐,
너는 뜨거운 햇빛의 살로 살아나
나의 죽음을 부여잡고
길고 긴 여정의 삶을 정화하여
심연의 고요한 순수로 이끈다.

사랑에 그토록 이바지한
지칠 줄 모르는 분노는
해수의 증발로서 위안 받고,
나는 드디어 해저의 화산에서 너를 만난다.

너는 내게서 떠나지 않으나,
나는 고요한 심해에 솟구치는 마그마와 같이
네게서 평화를 얻어 볼 품 없는 화강암 덩이가 된다.

죽어가는 나는,
네게로 솟구치는 사랑, 그리움, 모두 접고
드디어 애정을 담뿍 담은
순수한 용서의 덩어리가 된다.

너를 위한 깊은 곳 중심이 되는
따뜻한 돌덩이가 된다.
영원히 살아...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