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이천 일년 일월 삼일
copy url주소복사
그를 들여보낸후
나를 문밖에 세워놓은채
문을 닫아버린 그의 어머니,

서리가 설탕처럼 빛나는
새벽 여섯시에
내 옷자락을 끌어서
문밖으로 몰아낸 그의 어머니....

그렇게 와버리면
다시는 그를 볼수없을것 같은 예감에
달리는 택시를 돌려 다시 그의 아파트로
갔습니다.

효자인 그,
우리의 작은 도시를 지키는
수백개의 가로등,
속도가 공간을 찢고 달리는 소리,
긴긴 강뚝길의 풀그림자,

그에게,
쉬고 갈라진 목마름을 담은
전화가 걸려오기까지
백만의 관객앞에서 대사를 잊어먹은
배우의 침묵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까요?

"내가 그리로 갈께"
그는 난생처음으로 아버지의 화분을,
어머니의 유리를 깨뜨렸습니다.
씻을 물도없는 쪽방에 살면서
한번도 입을 삐죽이지 않은 그가....

조금도 슬프지 않습니다.
모두를 용서할수 있습니다.
저 자신이 가엾지도 않습니다.
그는 내게로 왔습니다.

지금껏 있어왔던 모든 평화와 따스함을,
지금껏 있어왔던 모든 역사와 사랑을
다섯뼘 남짓의 등뒤로 돌리고
범죄한 최초의 그가되어
풀옷을 걸친 내게로 왔습니다.

배수진을 친 장수들처럼
이제 우리에겐 뒤도 옆도 없습니다.
오로지 한 방향을 향한 사투만이 있습니다.
사랑이 곧 생존인
생존이 곧 사랑인
행복 한 방울에
흘리는 피가 서말인, 그런 사투만이....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