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2.29. 밤 10:35 화곡역에서

당신이 조금 못생겼어도, 혹시나 무지 미인이더라도,
마음씀씀이가 따뜻해도, 아님 쬐끔 못됐어도,
털털해도, 그게... 조금 꼬장꼬장해도,

웃다가 목젖이 보이는 푼수라도, 혹여 철가면이라도,
멋진녀라도, 꾀죄죄 불쌍해도,
지갑이 두둑해도, 주머니에 먼지밖에 없어도,

음... 되도록 당신을 사랑할테요.

잔소리가 좀 심해도, 그러려니 무덤덤 터프해도,
쉐터패션 밖에 몰라도, 실크 아니면 쳐다도 안봐도,
향수라면 까빡 죽어도, 스킨,로션에 두드러기 생겨도,

10분을 못앉아 있는 성격이어도, 앉으면 붙어버리는 엉덩이라도,
오락은 갤러그밖에 몰라도, 게임방 가면 날새도,
조금 엽기스러워도, 혹은 얌전 순진빵이라도,

까짓, 웬만하면 당신을 사랑해 버릴테요.

짜장면 귀신이어도, 써는거 아니면 안만나줘도,
폼나는 상급자 코스만 타도, 스키 못타서 눈썰매만 타도,
가끔씩 코흘려도, 졸때도 침도 안흘려도,

은장도 사달라고 졸라도, 나이트 부킹이 취미여도,
도서관에서 먹고 자도, 카페 아님 잠 못자도,
나를 근위병 취급해도, 왕자 대우 해줘도,

휴... 하여튼 당신을 사랑해야겠지요...

그거 다 해보려면
결국 어쨌든 당신을 사랑해야겠지요.
내가 가진게 그거, 사랑뿐이라면
오직 뼈빠지게 사랑해야겠지요.

고민 고민끝에 결심합니다.
허리가 휘게 사랑해 주렵니다.

나타나기만 해라.

주제:[(詩)사랑] 송**석**님의 글, 작성일 : 2000-12-29 00:00 조회수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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