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coming out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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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꽃으로 인생의 일부를 살고
바람타고 날아온 작은 씨앗을 보며
새로운 일부를 살았습니다.

여리디 여린 줄기에
바람이라도 지나가는 날이면
서로 부둥켜 안고 두려움에 울고
햇빛없는 곳에서
연녹색 잎으로만 겨우 자라는
키작은 꽃들로 살았습니다.

힘든 수많은 날들은
알 수 없는 감정 하나를 만들고

알 수 없는 감정에
하늘이 웃고
벌과 나비가 웃고
당장이라도 뽑아 버릴 듯한 기세로
바람이 흔들고

두려움에 떨며 조심스런 연인은
한번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그렇게 떠났습니다.

오래전 아름다웠던 얼굴을 떠올리며
작은 풀들로 채워진 연인의 빈자리를 보며

나직이 고백합니다.

나는 꽃을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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