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간지럽히는 이름,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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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낙엽대로 집니다.
가을은 가을대로
제 갈 바, 아쉬움 없이 종종걸음을 재촉합니다.
내 옷깃에 물들어 한동안 쉬었던
뚜껑 열어둔 펜촉을 마르게 하던,
내게 사랑을 일으키는 아리따운 사진속의 여인에게 머물던,
가을은 한줌 바람으로 그 짙은 내음을 여리게 흩뿌립니다.
바삭히 마른 내 가슴의 들판엔,
아직 그대로 인한
하마, 짧은 한숨으로 인한 그리움의 불씨
들불로 거세게 타오르지도 못하고,
여전히 그리워하며,
잘게 삭이며,
잔 숨으로 억눌러 잦아들며,
그렇게, 또는 이처럼
청명한 하늘, 고귀한 비취빛 외침으로 흘러갑니다.
아직 내게 오지 못한 그대,
혹은 아직 그대를 부르지 못한 내게
이제 계절은 한 층 깊어 깊어,
하얀 눈의 결정으로
다시 찾아 올 약속을 남기려 합니다.
가을때문에 낙엽을 사랑하고,
낙엽위에 그대를 담고,
그대 뒤에 나를 세웁니다.
그대, 가을이 가도
기억이 되어 부디 사라지지 마소서.
아직은 내게 사랑할 수 있는 가슴이 있어
그대를 부를 힘이 남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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