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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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사랑처럼 그렇게 보송보송 내립니다.
내가 그대를 생각하건대,
그처럼 애를 닳아하던 창밖을 향한 염원도
오늘처럼 눈이 오는 밤이면
사랑하는 마음에 폭포수같은 그리움으로
새록새록 땅으로 젖어 듭니다.
사랑을 하면 눈을 부릅니다.
사랑을 너무 많이, 아프게 하면
싸락눈도 함박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눈이 너무 많이 오면
그대는 내가 그대를 향한 그리움을
얼마나 많이 키워왔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안타까움이 깊어간다고는 하나
함박눈을 그리워하는
겨울의 서정을 미처 이기지는 못할 듯합니다.
내가 당신으로 향하던 그리움의 오솔길은
지금 나로 인하여 잠들지 못하는
하늘로부터의 안쓰러운 꾸지람으로 가득합니다.
사랑은 눈으로 하여
반드시 축복을 받지는 못합니다.
꾸지람으로도 잦아들지 못하는
바보처럼 철 없는 나를 위로하며
나는 세상 어딘가의 그대와 함께
하얀 크리스마스를 이겨냅니다.
그래도, 사랑은
눈처럼 보송 보송 내뺨에 내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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