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당신은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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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05. 저녁 7:15 생활관에서
낙엽이 마르지 않는 가을엔
겨울로 가지 못하는 사연이 있습니다.

그리움은 내리고 내려
가지마다 걸리고,
기억은 쌓이고 쌓여 대지를 살지웁니다.

저마다의 행복을 받은 이파리들은
낙엽이 되어, 한 잎 가득 쌓인 햇빛에 누워
따뜻한 대지에 잠이 듭니다.

우리는 추운 대지에 서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사랑이라며 다가갑니다.

나무는 서서 햇빛을 털어 내고,
모든 시선들을 받으며 자라고,
나뭇잎의 그리움을 기다려 주고,
우리는 그 끝에 매달려 대지를 봅니다.

메마른 목소리로 탁 탁, 계곡에 메아리치며,
비를 부르고, 바람을 부르고, 햇빛을 부르고,
이제 지쳐 주위를 둘러 봅니다.

세상은 눈물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대지는 이제 하늘에 애원합니다.
세상을 행복하게,
그 따가운 시선으로 모든 숨쉬던 것들을 따뜻하게.

낙엽은 마르지 않습니다.
낙엽은, 소복히 쌓인 그리움의 무게를 견디어야 하는
낙엽은 결코 메마르지 않습니다.

늦은 가을에,
자꾸만 늦어져 가는 가을에,
우리는 마르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그리움은 결코 목마르지 않는 뿌리와 같은 설레임입니다.

대지에 누워
따뜻하게 잠이 들었을지 모르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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