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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가시나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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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의 힘을 다해서 등 돌리고
두 손바닥을 꽉 쥐고 있었지만
볼 위에 떨어지는 그 차가운 액체만은
차마 어쩔 수 없었어.
솔직하게 무룹꿇고 되돌릴 수 있는
너 였었잖아.


갈림길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거구나.
처음처럼 손을 마주 잡고 예전의 우리로
배웅할 수 없는 것이구나.
헤어지기 싫어서 꼭 안고 가슴 뛰었던
순간의 아름다움도 흘러가게 내 버려둬야
되는 거니.
바다를 따라서 여행하는 동안, 아주 많은
이야기를 했었지. 서로의 충만감을 확인하면서
정동진에 도착 했었어. 황홀하도록 물결 쳐 오던
해돋이를 바라보며 넋을 놓았어.
즉흥적으로 네가 내게, 내가 네게, 부드러운
키스를 가식없이 했었어. 그야말로
온 우주를 다 감싸안을 정도로 기뻤었어.
그런 것이,
바다가 파도를 사랑하는 까닭이라고 느꼈었다.
비가 떨어져도
어슬렁 거리며 돌아 다녔었다.


허기진 듯 배를 움켜 잡아도
꼬일대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는 지
자꾸 밑 바닥으로 주저앉게 만들어서
더이상 지탱할 수 없어져
이대로 끝장나 버리고 싶었다.
눈길을 조금씩 비켜서 보았다.
나무만이,
웅성거리는 타인들만이,
텅빈 그 자린 매몰차게 시리도록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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