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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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만 있다면
기억 상실증에라도 걸리고 싶었다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어 있는
너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되고 싶었다
너를 잊고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너를 모르던 나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때로 돌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싶었다

겨울이어서였다
하얗게 눈 내리는 겨울이어서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꼭 곁에 있어야 할
겨울이어서였다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버리고
다가올 봄을 기다려야 할,
그런 겨울이어서였다

그 겨울,
너를 만나서.
그 겨울,
그토록 아름답던 너를 만나서.
나는 죽음으로써도 풀 수 없는
지독한 주술에 걸려 버렸다

너를 사랑해버린 나는
이미 내가 아니었다
너를 사랑함으로,
나는 나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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