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관 밖의 사람들
주소복사

이제 어둠에서 헤어나와
흰 안개 낀 새벽 돌아오고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 미화원들의 작은 한마디 들려온다
"저 유리관 속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들
언젠가 내 딸에게 선물할 수 있다면...."
그 사람 비록 자신의 모습은 초라하여도
자신의 딸 만큼은 아름답길 바라는 듯....
새벽 지나고 분주히 출근을 서두르는 도시인의 오전
바쁜 와중에도 그저 한가해 보이는 내 모습 부러워 하는듯
"나도 딱 하루쯤은 저 유리관 속 마네킹처럼
아무런 일 없이 서 있기만 할 수 있다면...."
그 사람들 바쁘기만 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한 일상에 지쳐있는듯....
정오....어느 한 사람 내 앞에 서 날 본다
내 어깨에 걸쳐진 값비싼 코드가 욕심이 나는 듯
그는 더 값진 옷을 입었음에도
잔뜩 욕심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 옷은 얼마나 값이 나갈까...그저 소유하고 싶다....."
그 사람 재벌의 아들쯤 되나보다....일을 하지 않는데도...
그의 지갑속의 수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거리에는 가로등 하나 하나 길을 밝히고
어느 한 누추한 차림의 잔뜩 마른 소녀 날 보며 중얼거린다
"저 옷....지금쯤 어린 우리 형제를 먹여 살리려 공사장에서 고생하시는
우리 아버지께서 입으신다면.....꼭 사드리고 싶다"
그 소녀 비록 누추한 옷차림에 볼품없어 보이지만
마음은 어느 하나 비교 안될 만큼 따뜻한 듯....
난 잠시 생각에 빠져든다
오늘 하루 내 앞을 지나간 사람들
그 사람들이 하나씩 건넨 한마디
나 또한 그 사람들처럼
자신의 자식을 생각하고
하루쯤은 바쁜일정에 정신없이 움직이고
여유롭게 다른 것들에 대해 욕심내어 보고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보았으면....단 하루라도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어둠으로 포장되어
언제나 그렇듯 바램으로만 끝나야 하는 부러운 유리관 밖의 사람들....
0개의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