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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앉은 자리는 가로수가 보엿지
계절에 바랜 그가
우리 종일 앉아도 서있었지
잎마다 하늘거리는 손짓
변하지 말라던 가로수
그때 앉은 자리는 창이 넓었나 봐
너른 팔이 다 보였지
가로수 빛나던 팔이 햇살에 손짓하면
그 창은 모두 우리 눈앞에 드러냈지
혼자는 아니었어
길에 선 가로수들
그리고 창가
우리 둘
그때 자리는 오늘도
누군가 앉았어
상한 기억을 얹어 저만치 보이는 곳에 앉으면
흐느끼는 팔이 한아름 나를 부른다
창은 여전히 넓구나
함께 밖을 보다
혼자가 아님을 알았지 그때는
그리고 혼자임을 되새기는
지금의 나는 창가에서 멀다
누군가를 위해
오늘도 창가 가로수의 율동이 안으로 햇살을 반사한다
가로수와 눈 부딪히지 않으려 네게 편지를 쓴다
혹 너일지 모르는
가로수에 이끌리는 사람에게
창가로 같이 앉아고 쓴다
혼자되고 생긴 습관은 부치지 못하고
이리 저리 살피며 쓰기만 한다
가로수 서있는 밖은 여전히
혼자가 아니다
황혼이 와도 하늘거리는 손짓
변하지 않는 가로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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