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생명?/아내와 아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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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좋은 날 오후
프라스틱 공병의 배를 갈라
거기 아담한 구멍을 내었다.
구멍난 병과 모종삽을 가지고
아내와 난 풀을 채취하러 간다.

구멍난 공병에 산에 난 흙을 깔고
오늘은 잔디 두 덩이와
한 떼의 클로버 무리와
이름도 알 수 없는 풀들
(아내의 말로는 여기에 꽃이 핀단다)
캐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어느 비오는 날 아침 아내는
비를 맞으면 식물들이 잘 자란다며
통행하기도 비좁은 계단 칸에
야생의 식구들을 불러모은다.

어느 곳에 버려져도
죽지 않을 생명을 어루만지며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야생의 넓은 품을 떠나
종지 품의 삶으로 거듭나려
목욕재계를 한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삶을 따라
우린 날마다 무엇으로 태어나는 걸까?

아내의 태 안엔 생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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