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천사 하나 남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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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꽃을 들여다보면 네 목소리 들려와
보이지 않는 천사의 모습으로 너는 거기 숨어 분꽃을
입에 물고, 긴 속눈섭을 떨고 있는지 꽃을 들여다 보는
내 코엔 노란 꽃술이 자꾸 묻어나. 내 옷자락에도 분꽃
향기가 배이고 있어.
해 떠오르면 분꽃 나팔을 불며 천사는 하늘나라로
돌아가고 뒤늦게 가슴에 버려진 트럼벳 하나 주워 따라
불면 13층 베란다 창문엔 눈물자국들이 어려.
밤새 별들은 꼭 닫힌 유리문을 두두리며 홀로 피어
나는 분꽃을 바라보다 유리창에 눈물을 비비고 돌아
갔나봐. 유리의 감옥엔 예쁜 천사 하나만 남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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