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자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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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악마에게 내 영혼을 팔아 버리려고 하오
이젠 나에게 행운을 빌어 줄 사람 하나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서요
영혼을 빼앗기려니 내 방이라는 유일한 안식처마저
천정을 밀어내려 내 육신을 엄습해 오고
두려워 흐느끼더라도 영혼이 없을 것이니 이제 눈물이 아니라고 충고하는 구려
영원한 기약
믿음 있는 사랑
어느 누구한테서도 얻지 못한 내가
영혼은 있어 봐야 어차피 썩어 나기만 할 것을……
사랑할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영혼 바쳐
마음을 다 할 것이오만
이젠 너무나 늦어 버렸소
열심으로 그대를 위하면 이 마음 알아주리라 믿었는데……
철부지가 산타 오기를 바라며
오지도 않는 잠, 눈 꼭 감으며 기다리다
그 비밀을 알아차린 아침을 맞이한 듯
허무하기만 하오
이제 무얼 바라겠소
사랑? 행복? 화목? 아니면 천국이라도……
육신만으로는 천국으로 날아갈 수도 없으니
이젠 종착역마저 없는 셈이구려
한 줄기 빛도 없는
마지막의 문턱에 서서
그 문을 닫으려니
내 과거 속의 어느 누군가가
미련했던 나의 그림자에
입맞춤을 남겨달라 애원하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그런 짓 할 것 같소
자, 조용히―
난 추억이 새어나오지 못하게
문을 꼭 닫아두고
내 육신을 떠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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