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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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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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오는 날,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집으로 간다. 취해버린 나에게 도움을 주는지, 비는 정말
고맙게 내 얼굴을 때린다. 이렇게 비오는 날, 술 마시고 비를 맞으며 거리를 헤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가. 난 기분좋게 비틀거리며 집 앞 구멍가게에서 담배와 소주를 사들고 계단으
로 걸어간다. 그리고 자취방 문을 연다. 그리고 나의 콧구멍을 찌르는 악취. 지금까지 밀린
빨래에 땀 냄새며, 술안주로 먹었던 오징어 냄새며, 반찬냄새며 여러 가지 악취. 자취하는
놈들은 그의 어머니께서 주일마다 오셔서 청소니, 빨래니 해주시고 그리고 밑반찬까지 챙겨
주시는데...... 내 자취방은 엄마냄새는 없고 악취만 난다.

담배 한 대를 물고 불을 붙인다. 그리고 연기를 한목음 빤다. 그 해로운 연기는 내 허파
속에서 고맙게 머물다 나를 멍청하게 만들고, 순간의 기쁨을 주고 내 입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리고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눕는다. 그리고 난 즐거운 노래를 부른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
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이노래...... 어릴적 엄마가 자장가로 불러주시던 노래. 난 지금 웃고 있다. 그러나 이 웃음
은 즐거움에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오, 슬픔에서 나오는 눈물 섞인 웃음이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그러니까, 내가 중학생이 된지 얼마 안 있어서의 일이다. 그날 도 오
늘처럼 비가 많이 왔었지. 그날 엄마와 아버지가(엄마와 난 정말 친했고, 아버지는 좀 엄격
하셨다. 그래서 난 언제나 엄마, 아버지라고 했다.) 싸우셨다. 친구에게 사기당한 것 때문에
아버지는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려고 폭력을 휘두르며 싸움이 생겼
다. 난 무서워서 내방에서 꼼짝 않고 있었다.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엄마의 말이 들렸
고 엄마의 말이 들린후엔 아버지의 말씀이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갔고 난 그 큰소리
에 익숙해 졌는지 잠이 왔다.

그리고 고요한 빗소리에 잠이 깼다. 옆엔 엄마가 있었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잠깼니? 미안하구나... 엄마가 자장가 불러줄게...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가면..."

"엄마, 난 엄마품이 제일 좋아..."

엄마는 내게 살짝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불렀다. 난 엄마 품에 안기어 눈을 감았다. 엄마
의 품은 따듯했다. 엄마의 품에 안겼을 때, 엄마의 숨소리, 말하는 소리 이런 것들이 다 들
렸다. 엄마의 품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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