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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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창문 밖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산업발달로 썩어버린 도시를 보면 아무생각도 하기 싫다.
지금은 시, 출근 시간이라 그런지 분주한 모습이다.
모두들 이리저리 가방을 메고 근심걱정 가득한 얼굴들이다.
저리도 하기 싫은 일을 왜 하는 것일까?
지금은 시 25분 2초, 그녀는 매일 정확하게 우리 집 앞을 지난다. 내 생각에 그녀는 완벽주의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웃고 있다. 완벽주의자들의 특징은 웃음이다. 부족한 부분을
때우려는 수단, 대학에서 심리학을 배운지라 딱딱 들어맞는 모습을 보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녀는 내 마음에 돌을 던진 것이다.
난 왜 완벽주의자에게 끌리는 걸까?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하는 일은 웹마스터이다. 하루에 각종 사이트를 2,3개정도 부탁 받아 만들어 주면 직
장 한달 봉급과 거의 맞먹는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10시 50분, 일을 하다 말고 다시 창문앞에 앉는다.
담벼락에 이쁜 장미꽃 하나가 피어 있다.
꽃을 따서 주고 싶은이가 빨리 이 길을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바보, 그녀는 널 몰라. 스스로 채찍질을 하고 또 다시 상처 받는다.
침묵이다.....
모든 것이 조용하다. 눈을 감고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자동차가 없고, 높은 아파트들
이 없는 세상, 나는 이런 곳을 꿈꾸었다.
그리곤 잠들었다. 아주 깊은 잠에....
깨어보니 저녁 시이다. 밥은 라면으로 때우고, 재빠르게 창문 앞에 앉았다.
지금 시간은 시 27분 9초, 그녀는 또 다시 우리 집 앞을 지난다. 콧대 놓은 안경을 쓰고
웃으면 걷는 그녀, 싫지만은 않다.
그런데 바람이 세차다...장미꽃이 꼭 꺽일 것 만 같다.
그녀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다. 서류를 잔뜩 들고 있었다.
아무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 날 밤 트럭 한 대가 집 앞을 지나갔다. 그녀를 태우고서, 그리고 내 마음을 가지고서...
차 백미러에 장미꽃이 떨어졌다.
꽃 꺽긴 장미가 보기 싫진 않았지만 그냥 돌아섰다. 그리곤 그냥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그녀를 기다리지 않았다.
장미도 다 시들어 죽어 버렸다.
다시는 창문을 내다 보지 않을 것이다.
떠나간 그리움이 밴 자리, 그것은 처음으로 느낀 아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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